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하울이 이런 말을 한다.

 

"아름답지 않으면 살아갈 의미가 없어"

 

아~~ 재수없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이 아름다움을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름다움이란 생존이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디자인이겠고.

 

어째서 아름다운 것이 생존과 연결되는지에 대한 제 생각을 지금부터 펼쳐볼까나~~

 

 

 

 

EBS에서 방영한 다큐프라임에서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실험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실험은 간단하다. 착한 세모가 동그라미를 도와주는 영상과

 

나쁜 네모가 방해하는 영상을 10개월 된 아이들에게 보여준 후 세모와 네모 도형 중 하나를

 

고르도록 했는데,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모두 착한 세모를 선택했고, 색상을 바꿔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윤리나 도덕 교육을 받지 않은 유아가 착한 세모를 선택함으로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오랜 논쟁에 마침표를 찍은 것만 같아 보였지. 성선설이 맞는거구나...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의 경영 철학은 Don't be evil 이다.

 

그래서 구글은 네이버나 다음과 달리 홈페이지에 광고나 팝업이 없고, 소스를 오픈했으며,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광고를 띄우고,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악이란 말인가?

 

악이란 인간의 도덕적 기준에 어긋나는 것을 뜻하며, 도덕은 사회 구성원들의 양심에 기초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악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이익을 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순자는 이러한 인간의 악한 마음이 선천적인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며,

 

맹자는 후천적으로 환경에 의해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인간이 악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이다.

 

십계명에도 언급 되어 있는 살인이나 절도 같은 범죄가 이에 해당 된다.

 

순자의 말대로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면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살인과 절도,

 

강간 등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인가? 물론 아닐 것이다.

 

인간의 본성이 선한지 악한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본능이라는 것이 있다는 점이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

 

다시 말해서 배가 고프면 배를 채워야 하고, 졸리면 자야하는 등의 생리적인 욕구가 있는 것이다.

 

갓 난 아기가 배가 고파서 운다면 젖을 물린다.

 

그리고 졸려서 운다면 재운다. 이는 본능에 의한 것이다.

 

그 본능은 공교롭게도 앞에서 언급한 악과 연결이 된다. 아기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울었으며 아기의 엄마는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수고를 해야 한다.

 

여기에 반대의 논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 ㅋㅋㅋㅋ 

 

엄마가 아기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피해를 줬다고 볼 수 없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기가 아무 물건에나 손을 대고 입으로 가져가는 것은

 

어떻게 봐야할까?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정말 많이 보게 되는 경우이고,

 

없어지는 사탕이나 장난감도 무척이나 많다. 물론 조금 더 성장한 대여섯살의 어린이들도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남의 것이라도 손을 댄다.

 

어른들은 이를 호기심 내지는 무지에 의한 것으로 판단을 하지만 분명한 절도 행위이다.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면 우리 스튜디오에 물건 좀 가져가지 말란 말이다!!! ㅠㅠ

 

맹자의 말대로 인간의 본성이 순선하다면 갓 난 아기는 곤히 자고 있는 엄마를 차마 모질게 깨우지

 

않기 위해서 밤에는 울지 않을 것이며, 아무리 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고 하더라도 남의 것에는

 

손대지 않을 것이다. 순자의 말대로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면 갓 난 아기가 특수 범죄라도

 

저지르려 하겠는가. 한비자는 악을 이기심이라고 설명하지만, 나는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어서 우리가 범죄라고 판단하는 행위 역시 본능에 기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착한 세모를 선택한 10개월 된 아이들은 어떻게 봐야할까?

 

과연 명백한 성선설의 증거일까? ㄷㄷ

 

처음에는 실험 결과를 보고 성선설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실험 결과가 성선설이 아닌 성악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영상을 보는 아기는 네모나 세모가 아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동그라미를 자기와 동일시 했다.

 

그리고 그러한 동그라미에게 도움을 주는 세모를 선택했다.

 

이는 타인을 이용하여 자기 자신이 이익을 취하고 편안해지려는 행동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세모를 선택한 아기를 성선설의 증거로 삼는다면,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만을

 

친구로 삼는 사람이 선한 사람이 될 것이고, 반대로 자신을 괴롭히고 모질게 대하는 사람을

 

친구로 사귀는 사람은 악한 사람이 된다는 연역적 논리가 성립한다.

 

그리고 그 세모가 바로 아기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를 태생적으로 악하게 만드는 본능이란 과연 나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ㅡ_ㅡ;;;

 

아니다. 본능이란 인간을 생존 확률을 높이는 일종의 잘 짜여진 시스템이다.

 

더불어 문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와 원동력이 되었다고도 생각한다.

 

성악설은 말 그대로 단순히 인간이 악한 상태로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이 편안한 상태를 추구할 뿐이지, 살인을 하고 싶다거나,

 

도둑질을 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심리학자 메슬로우라는 이런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분류하였다.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 애정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바로 그것이다.

 

당연하게도 각 단계에 따라서 추구하는 가치 역시 변화한다.

 

그리고 그 욕구를 충족 시키기 위해서 디자인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본능이 내제 되어 있는 우리는 언제나 자기 자신이 ‘편안한 상태’를 추구한다.

 

쉽게 말해서 편안한 집, 편안한 옷, 편안한 의자 등이 갖고 싶고,

 

그것들이 충족되면 과시를 하고 싶고, 또 존경을 받고 싶어 한다.

 

이것은 ‘편안한 상태’를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존경을 받는 것 자체는 육체적이 아닌 정신적,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획득한 결과가 아닐까?

 

다시말해서 육체적으로 편안한 도구, 정신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바로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육체적인 면의 편안함에 무게를 두는 것이 디자인이고,

 

정신적인 면의 편안함에 무게를 두는 것이 예술이 아닐까 조심스레 가정해본다.

 

 

이상 궤변 끝. ㅋㅋㅋㅋㅋ 와 엄청 길게 썼네. 레포트 쓴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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